遠遊 (원유) 屈原 (굴원)

원유(遠遊) - 굴원(屈原)

悲時俗之近阨兮 (비시속지근액혜)
願輕舉而遠游 (원경거이원유)
質菲薄而無因兮 (질비박이무인혜)
焉托乘而上浮 (언탁승이상부)

遭沈濁而污穢兮 (조침탁이오예혜)
獨鬱結其誰語 (독울결기수어)
夜耿耿而不寐兮 (야경경이불매혜)
魂營營而至曙 (혼영영이지서)

惟天地之無窮兮 (유천지지무궁혜)
哀人生之長勤 (애인생지장근)
往者餘弗及兮 (왕자여불급혜)
來者吾不聞 (래자오불문)

步徙倚而遙思兮 (보사의이요사혜)
怊惝怳而乖懷 (초창황이괴회)
意荒忽而流蕩兮 (의황홀이류탕혜)
心愁凄而增悲 (심수처이증비)

神倏忽而不反兮 (신숙홀이불반혜)
形枯槁而獨留 (형고고이독류)
內惟省以端操兮 (내유성이단조혜)
還應正氣之所由 (환응정기지소유)

漠虛靜以恬愉兮 (막허정이념유혜)
澹無為而自得 (담무위이자득)
聞赤鬆之清塵兮 (문적송지청진혜)
願承風乎遺則 (원승풍호유칙)

貴真人之休德兮 (귀진인지휴덕혜)
美往世之登仙 (미왕세지등선)
與化去而不風兮 (여화거이불풍혜)
名聲著而日延 (명성저이일연)

奇傅說之托辰星兮 (기부열지탁진성혜)
羡韓眾之得一 (이한중지득일)
形穆穆以浸遠兮 (형목목이침원혜)
離人群而遁逸 (리인군이둔일)

因氣變而遂曾舉兮 (인기변이수증거혜)
忽神奔而鬼怪 (홀신분이귀괴)
時仿佛以遙見兮 (시방불이요견혜)
精晈晈以往來 (정교교이왕래)

超氛埃而淑郵兮 (초분애이숙우혜)
終不反其故都 (종불반기고도)
免眾患而不懼兮 (면중환이불구혜)
世莫知其所如 (세막지기소여)

恐天時之代序兮 (공천시지대서혜)
耀靈曄而西征 (요령엽이서정)
微霜降而下淪兮 (미상강이하륜혜)
悼芳草之先零 (도방초지선령)

聊仿佯而逍遙兮 (료방양이소요혜)
永曆年而無成 (영력년이무성)
誰可與玩斯遺芳兮 (수가여완사유방혜)
長向風而舒情 (장향풍이서정)
高陽邈以遠兮 (고양막이원혜)
餘將焉所程 (여장언소정)

重曰 (중왈)
春秋忽其不淹兮 (춘추홀기불엄혜)
奚久留此故居 (해구류차고거)
軒轅不可攀援兮 (헌원불가반원혜)
吾將從王喬而娛戲 (오장종왕교이오희)

餐六氣而飲沆瀣兮 (찬륙기이음항해혜)
漱正陽而含朝霞 (수정양이함조하)
保神明之清澄兮 (보신명지청징혜)
精氣入而粗穢除 (정기입이조예제)

順凱風以從游兮 (순개풍이종유혜)
至南巢而一息 (지남소이일식)
見王子而宿之兮 (견왕자이숙지혜)
審一氣之和德 (심일기지화덕)

曰道可受兮 (왈도가수혜)
不可傳 (불가전)
其小無內兮 (기소무내혜)
其大夫垠 (기대부은)

毋滑而魂兮 (무활이혼혜)
彼將自然 (피장자연)
一氣孔神兮 (일기공신혜)
於中夜存 (어중야존)

虛以待之存 (허이대지존)
無以為先 (무이위선)
庶類以成兮 (서류이성혜)
此德之門 (차덕지문)

聞至貴而遂徂兮 (문지귀이수조혜)
忽乎吾將行 (홀호오장행)
仍羽人於丹丘 (잉우인어단구)
留不死之舊鄉 (류불사지구향)

朝濯發於湯谷兮 (조탁발어탕곡혜)
夕晞餘身兮九陽 (석희여신혜구양)
吸飛泉之微液兮 (흡비천지미액혜)
懷琬琰之華英 (회완염지화영)

玉色頩以脕顏兮 (옥색병이만안혜)
精醇粹而始壯 (정순수이시장)
質銷鑠以汋約兮 (질소삭이작약혜)
神要眇以淫放 (신요묘이음방)

嘉南州之炎德兮 (가남주지염덕혜)
麗桂樹之冬榮 (려계수지동영)
山蕭條而無獸兮 (산소조이무수혜)
野寂漠其無人 (야적막기무인)
載營魄而登霞兮 (재영백이등하혜)
掩浮雲而上徵 (엄부운이상징)

命天閽其開關兮 (명천혼기개관혜)
排閶闔而望予 (배창합이망여)
如豐隆使先導兮 (여풍륭사선도혜)
問太微之所居 (문태미지소거)
集重陽入帝宮兮 (집중양입제궁혜)
造旬始而觀清都 (조순시이관청도)
朝發軔於太儀兮 (조발인어태의혜)
夕始臨乎於微閭 (석시림호어미려)

屯餘車之萬乘兮 (둔여차지만승혜)
紛容與而並馳 (분용여이병치)
駕八龍之婉婉兮 (가팔룡지완완혜)
載雲旗之逶蛇 (재운기지위사)

建雄虹之採旄兮 (건웅홍지채모혜)
五色雜而炫耀 (오색잡이현요)
服偃蹇以低昂兮 (복언건이저앙혜)
驂連蜷以驕驁 (참련권이교오)

騎膠葛以雜亂兮 (기교갈이잡란혜)
斑漫衍而方行 (반만연이방행)
撰餘轡而正策兮 (찬여비이정책혜)
吾將過乎句芒 (오장과호구망)

歷太皓以右轉兮 (력태호이우전혜)
前飛廉以啟路 (전비렴이계로)
陽杲杲其未光兮 (양고고기미광혜)
凌天地以徑度 (릉천지이경도)

風伯為作先驅兮 (풍백위작선구혜)
氛埃闢而清涼 (분애벽이청량)
鳳凰翼其承旗兮 (봉황익기승기혜)
遇蓐收乎西皇 (우욕수호서황)

攬慧星以為旍兮 (람혜성이위정혜)
舉鬥柄以為麾 (거두병이위휘)
叛陸離其上下兮 (반륙리기상하혜)
游驚霧之流波 (유경무지류파)

時暖曃其曭莽兮 (시난체기당망혜)
召玄武而奔屬 (소현무이분속)
後文昌使掌行兮 (후문창사장행혜)
選署眾神以並轂 (선서중신이병곡)

路漫漫其修遠兮 (로만만기수원혜)
徐弭節而高厲 (서미절이고려)
左雨師使徑侍兮 (좌우사사경시혜)
右雷公以為衛 (우뢰공이위위)

欲度世以忘歸兮 (욕도세이망귀혜)
意姿睢以擔撟 (의자휴이담교)
內欣欣而自美兮 (내흔흔이자미혜)
聊愉娛以淫樂 (료유오이음악)

涉青雲以泛濫游兮 (섭청운이범람유혜)
忽臨睨夫舊鄉 (홀림예부구향)
僕夫懷餘心悲兮 (복부회여심비혜)
邊馬顧而不行 (변마고이불행)

思舊故以想象兮 (사구고이상상혜)
長太息而掩涕 (장태식이엄체)
泛容與而遐舉兮 (범용여이하거혜)
聊抑志而自弭 (료억지이자미)

指炎神而直馳兮 (지염신이직치혜)
吾將往乎南疑 (오장왕호남의)
覽方外之荒忽兮 (람방외지황홀혜)
沛망瀁而自浮 (패망양이자부)

祝融戒而蹕御兮 (축융계이필어혜)
騰告鸞鳥迎宓妃 (등고란조영복비)
張咸池奏承雲兮 (장함지주승운혜)
二女御九韶歌 (이녀어구소가)

使湘靈鼓瑟兮 (사상령고슬혜)
令海若舞馮夷 (령해약무풍이)
玄螭蟲象並出進兮 (현리충상병출진혜)
形蟉虯而逶蛇 (형료규이위사)
雌蜺便娟以增撓兮 (자예편연이증요혜)
鸞鳥軒翥而翔飛 (란조헌저이상비)
音樂博衍無終極兮 (음악박연무종극혜)
焉及逝以徘徊 (언급서이배회)

舒並節以馳騖兮 (서병절이치무혜)
逴絕垠乎寒門 (탁절은호한문)
軼迅風天清源兮 (질신풍천청원혜)
從顓瑣乎增冰 (종전쇄호증빙)

歷玄冥以邪徑兮 (력현명이사경혜)
乘間維以反顧 (승간유이반고)
召黔贏而見之兮 (소검영이견지혜)
為餘先乎平路 (위여선호평로)

經營四方兮 (경영사방혜)
周流六漠 (주류륙막)
上至列缺兮 (상지렬결혜)
降望大壑 (강망대학)

下崢嶸而無地兮 (하쟁영이무지혜)
上寥廓而無天 (상요곽이무천)
視倏忽而無見兮 (시숙홀이무견혜)
聽惝恍而無聞 (청창황이무문)
超無為以至清兮 (초무위이지청혜)
與泰初而為鄰 (여태초이위린)

아득한 세계에 노닐며 - 굴원(屈原)

답답한 세상 풍정이 서글퍼
가볍게 날아올라 아득한 세계에 노닐고 파도
바탕이 박복하고 인연이 없어
어디에 이 몸을 태워 날아 떠오를 건가

흐리고도 더러운 세상 만나
나만이 맺힌 울적한 마음 누구에게 말하나
밤에도 불안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고
영혼은 뜬 눈으로 날이 새었구나

생각하니 끝없이 무궁한 천지에서
인생의 기나긴 고생을 애닲아 하노라
지나간 옛 사람 만나지 못하고
태어날 사람들에 대해서는 알 수도 없구나

이리저리 거닐며 아득히 생각하니
슬픈 마음에 마음이 상하는구나
생각은 공허해져 멋대로 흘러가고
마음은 시름겨워 갈수록 비탄에 잠긴다

넋이 흘쩍 빠져 돌아오지 않고
바싹 마른 몸만이 홀로 남았구나
마음 속으로 살펴 마음을 바로 잡아
바른 기운 나오는 곳을 향하게 하리라

고요하고 빈 곳을 찾으니 마음 편하여
자연에 맡겨두니 절로 만족하구나
신선 적송자의 깨끗한 삶을 듣고
그 분의 유훙을 그대로 따르로 싶구나

진인의 아름다운 덕을 귀하게 여겨
그 옛날의 신선이 된 분들을 찬양하노라
모습을 바꾸어 떠나 풍모 뵈지 않아도
그 명성은 드러나 나날이 이어진다

별에 몸을 기탁한 부열이 기이하고
한중이란 사람이 도를 얻음이 부럽기만 하구나
그 모습은 목목하여 더욱 멀어져
사람들을 떠나 숨어버렸구나

기운의 변화 따라 둥실 떠오르니
정신은 분주해져 귀신처럼 괴이해진다
때로는 있는 듯 아득히 나타나며
정신은 교교하게 오락가락한다

티끌 세상 벗어나 고요한 세상에 묻혀
끝내 고국에 돌아가지 못한다
중생들의 환난을 면해 두려움 없이 사니
세상은 그 간 곳을 알지 못한다

두렵구나 계절은 바뀌어 오고
태양은 빛을 흘리며 서산으로 넘어간다
가는 서리 내려 만물을 적시면
꽃다운 풀들이 먼저 시들어 지리라

애오라지 짐짓 아득히 거닐어보니
긴 세월 지났어도 이룬 것은 하나 없다
이곳에 남은 꽃다운 풀을 누구와 함께하나
길이 바람을 향해 내 심정을 펴본다
우리 선조 고양씨는 아득히 먼 분이니
나는 장차 어디서 위로를 받을까

자꾸 되풀이 말하게 되노니
시간을 날 위해 머물지 않나니
어찌 이곳 옛집에서 오랫동안 머물러 살까
옛 사람 헌원씨를 붙잡을 수 없으니
내 장차 신선 왕교를 따라 즐거이 놀아보련다

여섯 기운 먹고 밤 이슬 마시며
해빛으로 양치질하고 아침 기운 머금는다
신명의 청징함을 지니니
정기가 들어오고 잡된 기운 사라진다

남풍을 따라 노닐며
남쪽 봉황새 집에 이르러 한 차례 쉬었다
왕자교를 만나보고 거기에 묵었다가
티없는 온전한 기운의 조화된 덕을 찾았다

도를 받을 수 있는가를 물으니
받을 수 없다고 한다
그 것은 작은 것으로 말하면 안이 없고
그 큰 것으로 말하면 끝이 없다고 하여라

흐리지 않으면 혼이 있어
그것이 장차 저절로 나타난다
온전한 기운은 신비로워
한 밤중에 나타나 보인다

마음을 비우고 그것을 기다림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어라
온갖 것들이 이에서 이루어지나
이는 덕의 문이로다

지극히 귀한 말 들으니 마침내 가게 되니
문득 나도 떠나 보고 싶어진다
신선을 따라 신선이 사는 곳에 가서
죽지 않는 그 나라에 머물고 싶어라

아침에는 태양이 목욕하는 탕곡에 머리감고
저녁에는 아홉 개의 태양에 이 몸을 말리리라
비천에 떨어지는 저녁 물방울을 마시고
아름다운 옥빛 기운 품어보리라

옥빛이 번져나와 얼굴을 적시고
정신은 티없이 맑아져 비로소 강해진다
육체는 사라져 부드러워지고
정신은 미묘해져 마음대로 움직인다

남쪽 나라의 불의 덕을 기리며
계수나무의 겨울꽃이 아름다워라
산속은 쓸쓸하여 짐승 하나 없고
들판은 적막하여 사람 하나 없구나
이내 혼백 싣고서 노을에 올라
뜬구름 감싸안고 하늘 위를 오른다

하늘 문지기에게 문을 열라 명령하니
하늘문 열어두고 나를 바라보는구나
풍융을 불러다가 우선 안내하게 하여
태미궁 있는 곳을 물어보았다
중양에서 멈추어 천궁을 들렀다가
순시성에 나가서 청도궁을 구경했다
아침에 태의궁을 떠나
저녁에야 미려산에 닿았도다

나를 따르는 수레가 만승이나 되고
흥겹게도 서로 따란히 치닫는다
구불구불 여덟 마리 용의 수레 타고
구름깃발 싣고 펄럭이며 달려간다

숫무지개 문채나는 소꼬리 깃발 다니
오색이 섞여서 어지럽게 번쩍인다
수레 끄는 말을 높고 낮게 조심스러 달리고
곁말은 이어져 이리저리 함부로 달려간다

수많은 기마들이 어지러이 섞여서
질펀히 흩어져 방향잡고 달려간다
고삐를 휘어잡고 채찍질하며
나는 장차 동방의 신인 구망에게 들리리라

태호의 궁을 지나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리고
풍신인 비렴을 앞세워 길잡이로 삼는다
돋는 해가 이직 빛나기도 전에
천지를 타고 바로 넘어가노라

바람의 신은 나를 위해 앞서 달리고
안개 티끌 쓸어내어 깨끗하고 시원하다
봉황새 날개로 기를 받들고
서쪽의 황제 소호의 궁에서 욕수신을 만났어라

혜성를 끌어잡아 깃발 만들고
북두 자루 번쩍 들어 대장 깃발 만들었다
흩어져 오르내리며
물결처럼 흐르는 안개에 노닐며 놀라와 한다

때는 따뜻해지고 짙어지는 풀빛
현무를 급히 불려 달리게 하였다
문창성은 뒤에서 행렬을 장악하게 하고
여러 신들을 뽑아서 수레를 함께하게 했다

길은 구불구불 더욱 멀고
걸음을 늦추어 높이 올라간다
왼편으로는 비를 맡은 모시게 하고
오른편으로는 우뢰를 맡은 신이 호위하게 했다

세상을 초월하여 돌아갈 생각 잊으려니
마음가짐은 거침없어 들뜬다
마음속으로 너무 기뻐서 스스가 좋아서
애오라지 유쾌하고 즐거워 기뻐기만 하여라

청운을 건너 두둥실 떠다니는데
홀연히 저 옛 고향이 바라보게 되었다
노복이 향수에 잠기니 내 마음도 서글퍼지고
곁말도 되돌아보며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옛 친구들 생각하며 그 모습 그려보고
길게 한숨쉬며 눈물을 닦아본다
돌아보며 높이 고개를 들어보니
애오라지 마음을 억누르고 서러움을 달랜다

염제궁을 가리키며 바로 달려가
남쪽으로 구의산을 찾아가련다
세상 벗어난 황홀한 곳을 바라보니
물결이 출렁거려서 절로 떠간다

축융이 경계하기를 수레 멍에를 돌려
말을 달리며 봉황 불러서 복비를 맞으라 하는구나
함지박을 준비하고 황제의 승운악을 연주하고
아황과 여역이 순임금의 구소가를 부르게 한다

상수신으로 거문고를 타게 하고
해약신으로 하여금 풍이신과 춤추게 하는도다.
현룡과 장충, 망상이 같이 나오니
형상이 용같이 꿈틀거린다
암무지개가 아름답게 굽어져 매여 있고
난새는 날개를 치며 높이 날아오르는구나
음악이 널리 퍼져서 끝이 없으니
어찌 돌아하려함에 서성이는가

제갈 고삐 늦추고 날 듯이 달려
아득히 북문 끝에 이르는구나
청원에서 질풍을 몰아
덮인 얼음 위로 전욱을 따라간다

현명을 따라 비탈길을 잘못 드니
천지간에 오래 타고 가다가 되돌아본다
천상 조화신 불러내어 보이고
나를 위해 먼저 평평한 길로 인도한다

사방을 두루 돌아다니고
천지를 두루 다녔어라
위로는 하늘의 틈새에 이르고
아래로 큰 골짝을 내려다본다

아래는 깊어서 땅이 없고
위에는 넓어서 하늘이 없어라.
시야가 갑자기 보이지 않고
귀가 멍멍하고 슬퍼서 들리지 않도다.
무위를 초월하여 청정한 경지에 이르러서
태초와 함께 이웃이 되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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