弔屈原賦 (조굴원부) 賈誼 (가의)

弔屈原賦(조굴원부) - 賈誼(가의)

恭承嘉惠兮 (공승가혜혜)
竢罪長沙 (사죄장사)
仄聞屈原兮 (측문굴원혜)
自湛汨羅 (자담골라)

造托湘流兮 (조탁상류혜)
敬弔先生 (경조선생)
遭世罔極兮 (조세망극혜)
迺殞厥身 (내운궐신)

烏虖哀哉兮 (오호애재혜)
逢時不祥 (봉시불상)
鸞鳳伏竄兮 (난봉복찬혜)
鴟鴞翶翔 (치효고상)

闒茸尊顯兮 (탑용존현혜)
讒諛得志 (참유득지)
賢聖逆曳兮 (현성역예혜)
方正倒植 (방정도식)

謂隨夷溷兮 (위수이혼혜)
謂跖蹻廉 (위척교렴)
莫耶爲鈍兮 (막야위둔혜)
鉛刀爲銛 (연도위섬)

于嗟黙黙 (우차묵묵)
生之亡故兮 (생지망고혜)
斡棄周鼎 (알기주정)
寶康瓠兮 (보강호혜)

騰駕罷牛 (등가파우)
驂蹇驢兮 (참건려혜)

驥垂兩耳 (기수양이)
服鹽車兮 (복염차혜)
章甫薦履 (장보천리)
漸不可久矣 (점불가구의)

嗟苦先生 (차고선생)
獨離此咎兮 (독리차구혜)

誶曰已矣 (수왈이의)
國其莫吾知兮 (국기막오지혜)
予獨壹鬱其誰語 (여독일울기수어)

鳳縹縹其高逝兮 (봉표표기고서혜)
夫固自引而遠去 (부고자인이원거)
襲九淵之神龍兮 (습구연지신룡혜)
沕淵潛以自珍 (물연잠이자진)

偭蟂獺以隱處兮 (면교달이은처혜)
夫豈從蝦與蛭螾 (부기종하여질인)
所貴聖之神德兮 (소귀성지신덕혜)
遠濁世而自臧 (원탁세이자장)

使麒麟可係而覊兮 (사기린가계이기혜)
豈云異夫犬羊 (기운이부견양)
般紛紛其離此郵兮 (반분분기이차우혜)
亦夫子之故也 (역부자지고야)

歷九州而相其君兮 (역구주이상기군혜)
何必懷此都也 (하필회차도야)

鳳凰翔于千仞兮 (봉황상우천인혜)
覽德輝而下之 (람덕휘이하지)
見細德之險微兮 (견세덕지험미혜)
遙增擊而去之 (요증격이거지)

彼尋常之汙瀆兮 (피심상지오독혜)
豈容呑舟之魚 (기용탄주지어)
橫江湖之鱣鯨兮 (횡강호지전경혜)
固將制於螻螘 (고장제어루의)

조굴원부(弔屈原賦) - 가의(賈誼)

삼가 천자의 은혜를 입어
장사에서 죄를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어렴풋이 듣건대, 옛날의 굴원
멱라에 몸을 던져 죽었다고 하니

내 이제 상수에 기탁하여
삼가 선생을 조문하노라
선생은 실로 무도한 세상을 만나 망극하여
스스로 벽라에 그 몸을 던져 운명했으니

아아, 슬프도다
때를 만남이 상서롭지 못함이여
난새와 봉황새는 숨어 피해 버리고,
부엉이와 올빼미가 날뛰는구나

어리석고 무능한 사람이 존귀해지고
참소하고 아첨하는 자들이 뜻을 얻었으며
賢현인과 성인은 오히려 끌려다니고
단정하고 바른 사람은 거꾸로 세워졌도다

변수와 백이를 부정한 사람이라 하고
도척과 장교를 청렴하다고 하며
막사같은 명검을 무디다고 하고,
납으로 만든 칼을 예리하다 하는구나

아, 뜻을 얻지 못하고 침묵하고
선생은 까닭 없이 화를 당였도다
이를 비유해서 말하면, 주(周)의 정(鼎)을 내버리고,
흙으로 빗은 대호(大瓠)를 보배로 여기는구나

지친 소에게 수레를 매어 끌게 하고,
절름발이 노새를 곁말로 함과 같음이로다

준마는 두 귀를 늘어뜨리고
소금 수레나 끌게 함은
장보(章甫)라는 관(冠)은 발밑에 깔리게 함이니
그 같은 처지에 오래 머무를 수 없도다

아! 선생이시여
홀로 더러움을 당하셨구나

이에 말하기를, "끝났도다.
나라에서 나를 알아주는 사람 하나도 없구나." 고 했으니
내 홀로 답답한 맘을 누구에게 말할까

봉황새는 훨훨 날아 높이 날아가니
스스로 물러나 멀리 떠나버리는도다
깊은 못에 몸을 사리고 있는 신묘한 용은
못에 잠겨 스스로 몸을 진중히 여기는구나

수달의 무리를 피하여 숨어지내니
어찌 새우나거머리그리고 지렁이 따위와 어룰리겠는가
귀하게 여기는 바는 성인의 신성한 덕이니
혼탁한 세상을 멀리하여 스스로 숨었도다

기린이라도 묶어서 굴레를 씌운다면
어찌 개나 양과 다르다고 말하겠는가
어지러운 세상에서 머뭇거리다가 참소를 당하심도
또한 선생의 잘못이었구나

온 천하를 두루 다녀 밝은 임금 섬겨야지
하필 이 초나라 도성만을 생각했는가

봉황은 천 길의 하늘을 날다가
성군의 덕이 빛남을 보고서 그 곳에 내려
덕이 없는 험악한 조짐이 보이면
다시 날개를 쳐 멀리 떠나 버리는도자

저 보통의 웅덩이에
어찌 배를 삼킬 큰 물고기를 담을 수 있겠는가
강과 호수를 가로지를 만한 전어나 고래라도
진실로 땅강아지나 개미에 제압당할 것이다


吊屈原赋 (diào qū yuán fù)


장르: 소체부

중국 전한 (前漢)의 문인·학자인 가의 (賈誼:BC200∼BC168)가 지은 소체부 (騷體賦). '조굴원문 (弔屈原文)'이라고도 한다. 가의 (賈誼)는 시문에 뛰어나고 제자백가에 정통한 한 (漢)나라 초기의 젊고 능력있는 정치가였다. 22세 때에 한 문제 (文帝)에 의해 박사가 되어 천하의 명문 〈과진론 (過秦論)〉을 쓰기도 하였다.

그는 한 문제를 도와 여러 가지 정책을 입안하고, 법령제도를 고치는 등 한 문제의 신임을 얻었으나, 주발 (周勃) 등 당시 고관들의 시기와 모함을 사게 되어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창사[長沙]로 쫓겨나 장사왕 (長沙王) 태부 (太傅)를 지냈다. 창사로 가는 길에 상강 (湘江)을 지나게 되었는데 그때 가의는 굴원 (屈原)이 상강의 지류인 멱라강에 빠져죽은 것을 생각해 내고 그 처지가 자신과 비슷함을 애통해 하면서 이 글을 썼다.

이 부에서는 굴원의 불행에 대해 절절한 동정을 표하고, 굴원은 마땅히 오염된 초나라를 떠나야 했으며 어리석은 군주를 섬기지 말아야 했다고 이야기한다. 기린은 매어둘 수 없다는 말로, 자신은 악한 세력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굴원에게서 신념의 품격을 배울 것임을 표현했다. 내용 중 현자는 신룡 (神龍)·상어·고래에 비유하고, 소인은 개미와 올빼미에 비유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대구 (對句)를 사용하고 있으며, 음절이 아름답다.

가의의 글은 형식면에서 볼 때 굴원의 초사를 계승하고 있어, 문학사에서는 그의 부를 초사체 혹은 소체라고 부른다. 초사 (楚辭)에서 한부 (漢賦)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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