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破山寺後禪院 (제파산사후선원) 常建 (상건)

題破山寺後禪院(제파산사후선원) 常建(상건)

淸晨入古寺 (청신입고사)
初日照高林 (초일조고림)
竹逕通幽處 (죽경통유처)
禪房花木深 (선방화목심)
山光悅鳥性 (산광열조성)
潭影空人心 (담영공인심)
萬雷此俱寂 (만뢰차구적)
惟餘種磬音 (유여종경음)

파산사 뒤편의 선원 - 상건(常建)

맑은 새벽 옛 절에 찾아드니
아침 햇살이 숲 위를 비추네.
대숲 길 그윽한 곳으로 통하고
선방에는 꽃나무 우거져 있네.
산빛에 새들 즐거이 지저귀며 날고
못 그림자는 사람의 마음을 비우네.
온갖 소리도 여기선 모두 고요하고
오직 종소리 풍경소리만 들려올 뿐.


题破山寺後禅院(tí Pòshānsì hòu Chányuàn)


오언율시(五言律詩)이며, 제목은 '파산사 뒤편의 선원에 부쳐'라는 뜻이다. 파산사는 지금의 장쑤성[江蘇省] 창수[常熟]에 있는 흥복사(興福寺)의 옛 이름으로, 남조(南朝)시대의 남제(南齊) 때부터 있었던 고찰(古刹)이다. 지은이 상건은 성당시대에 이름을 떨친 시인으로, 왕창령(王昌齡)과 교유하였다. 오언시(五言詩)를 많이 지었고, 산림과 사관(寺觀)을 제재로 한 작품을 많이 남겼다.

이 시는 지은이가 이른 새벽에 고찰의 선원을 유람한 뒤 지은 작품이다. 이른 새벽 막 솟아오른 해가 비추는 수풀 우거진 산길을 올라서 선원에 이르는 과정이 흡사 수도(修道)의 과정처럼 여겨진다. 모든 소리가 숨죽인 정적 속에서 불음(佛音)을 퍼뜨리는 종경(鐘磬) 소리만 들려온다는 표현은 일종의 탈속한 종교 체험의 경지를 느끼게 한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