過香積寺(과향적사)
王維(왕유)
항적사를 지나며 - 왕유
不知香積寺 (부지향적사)
數里入雲峰 (수리입운봉)
古木無人徑 (고목무인경)
深山何處鐘 (심산하처종)
泉聲咽危石 (천성열위석)
日色冷青松 (일색냉청송)
薄暮空潭曲 (박모공담곡)
安禪制毒龍 (안선제독룡)
향적사 어딘지도 모르고서
구름 걸린 봉우리로 몇 리를 들어갔다.
고목 우거져 사람 다니는 길 없는데
깊은 산 어디선가 들려오는 종소리.
샘물은 가파른 바위에서 흐느끼고
햇살은 푸른 소나무에 서늘하다.
해질녘 인적 없는 연못 굽이에서
선정에 들어 독룡을 제압한다.
过香积寺(guò xiāng jī sì)
제목은 '향적사를 지나며'라는 뜻으로, 향적사는 중국 산시성[陝西省] 중난산[終南山]에 있는 사찰이다. 이 시는 왕유가 향적사를 찾아가면서 바라본 산 속의 경치와 그로 인한 감흥을 묘사한 오언율시(五言律詩)이다. 구름에 싸인 산봉우리, 사람이 다니는 자취도 없는 깊은 산속에서 가파른 바위에 부딪쳐 흐느끼듯 목맨 소리를 내며 흐르는 샘물, 어디선가 들려오는 종소리는 산사의 그윽함과 적막감을 더욱 선명하게 한다. 독룡(毒龍)은 잡념이나 욕심 등의 세속적 욕망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번뇌망상을 떨쳐버리고 선정에 이르고자 하는 시인의 바람을 나타낸 것이다. 시불(詩佛)이라 일컬어지는 왕유의 불교적 정서가 짙게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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