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雨輞川莊作 (적우망천장작) 王維 (왕유)

積雨輞川莊作(적우망천장작) 王維(왕유)

積雨空林煙火遲(적우공림연화지)
蒸藜炊黍餉東菑(증려취서향동치)
漠漠水田飛白鷺(막막수전비백로)
陰陰夏木囀黃鸝(음음하목전황리)
山中習靜觀朝槿(산중습정관조근)
松下清齋折露葵(송하청재절로규)
野老與人爭席罷(야로여인쟁석파)
海鷗何事更相疑(해구하사경상의)

장마철 망천장에서 짓다 - 왕유(王維)

장맛비 내리는 빈숲에 밥 짓는 연기 느리게 피어오르고
명아주 찌고 기장밥 지어 동쪽 밭으로 내간다
넓디넓은 논밭에선 백로가 날고
그늘 짙은 여름 숲엔 꾀꼬리 지저귄다
산속에 좌정하여 아침 무궁화를 관조하고
소나무 아래 재계하며 이슬 젖은 아욱을 뜯는다
시골 노인네 자리다툼 그만두었거늘
갈매기는 어이 아직도 의심하는고


积雨辋川庄作(jīyǔwǎngchuānzhuāngzuò)


왕유는 당나라의 전성기에 고위 관직을 지내고 문명(文名)을 날리는 등 이른바 부귀공명을 누렸으나, 만년에는 속세에 염증을 느끼고 종남산(終南山) 기슭에서 한거(閑居)하며 대자연과 불교적 색채가 짙은 작품을 남겼다. 이 시의 제목은 '장마철 망천장에서 짓다'라는 뜻인데, 망천장은 바로 왕유가 만년에 한거하던 시골집 이름이다. 며칠째 이어지는 장맛비 속에 밥 짓는 연기가 느릿느릿 피어오르고, 논밭에 백로가 날고 울창한 나무숲에선 꾀꼬리가 지저귄다. 한적한 전원 속에서 세속의 명리를 떠나 좌선(坐禪)과 관조의 생활을 이어가며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고자 하는 심경이 잘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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